교수님의 관심사와 진행중인 연구에 대해서 대략적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박사 때는 pi-conjugation 기반의 유기소재 및 분자시스템들과 복합소재들의 광물성 및 여기상태 동역학에 대해서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펨토초~나노초 대역의 다양한 레이저 분광법을 이용하여 single-walled carbon nanotube (SWNT) 및 포피린 array 분자 및 유기분자와 SWNT의 혼성체 등에서 분자구조와 광물성 간의 상관관계에 대해 연구를 하였습니다. 그 후, 이런 유기 소재가 집적상을 이룰 때 광물성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궁금해져, 박사후 과정 때는 유기소재 필름 구조 상에서 전하동역학에 대하여 연구하며, 저는 물질의 분자구조 뿐 아니라 분자들이 packing 되는 2차적인 구조 제어를 통해 물성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현재 저희 그룹은 이렇게 2차적으로 형성되는 집적상 구조와 1차적인 분자구조의 제어를 통해 빛 에너지가 소재 내에서 어떻게 변화하고, 사용되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호작용 특성은 소재 자체의 특성에 따라 서로 차이점을 보이기도 하고 소재와 상관없는 보편성을 보이는 부분도 있어 재미있게 물질 내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해 배우고 있습니다.
연구 주제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는 방법과 선택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저는 주로 직접 체험을 통해 확인을 해보는 편입니다. 제가 궁금한 질문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공부를 통해 그 질문을 좀 더 구체화하며, 그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리소스를 생각해 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질문과 장기간이 필요한 질문들로 구체화시켜봅니다. 또한 학계의 동료들과 이런 저런 형태로 small talk 또는 좀 더 진지한 논의를 통해서도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살펴보고 고쳐 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여러 주제에 대해서, 결국 그 연구 아이디어를 실현해 나가는 것에는 학생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 관심사를 학생들에게 설득을 해 봅니다. 저 역시 학생이었던 기간 동안 많은 아이디어를 지도교수에게 제안했었고, 지도교수님도 아이디어를 제시해 주셨었는데, 그 아이디어들이 확인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실험수행이 필요하며, 나의 관심사와 학생의 관심사가 유사할 때 진행이 원활한 것 같습니다.
현재 운영중인 연구실 그룹에 대한 소개와 컨택 방법을 알려주세요.
저희 연구실은 펨토초~나노초 기반의 레이저 및 마이크로파 등을 활용하여 다양한 유무기 소재들의 광물성 및 광물성을 제어하는 근본적 원리 등을 탐구합니다. 또한 이런 광물성 지식을 기반으로 새로운 신규 소재들을 개발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즉, 물리화학과 재료화학을 연구하는 광물리화학 연구실 (Photophysics/Photochemistry lab) 입니다. 2명의 박사후 연구원이 최근 취직하여, 현재 5명의 석사과정 학생과 1명의 almighty 행정선생님이 계십니다. 저희 연구실에 관심있는 학생 및 연구원은 저희 홈페이지 https://parkatewha.wixsite.com/park-lab 를 확인해 보고, jaehong@ewha.ac.kr 로 이메일을 주거나 이화여대 종합과학관으로 방문하면 됩니다.
연구 이외에 연구실 그룹이 함께 즐겨하는 활동이 있으시다면요?
아직 저희가 랩이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았고, 대부분의 시간이 COVID-19 영향 하에 있던 시간이라 함께 많은 것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제가 그래도 먹는 것을 좋아해서, 종종 맛집을 같이 찾아보곤 합니다. 단체 사진에서도 보이듯이 마스크 안쓰고 찍은 단체 사진이 없네요.
연구 활동을 하면서 느낀 자부심이나 보람 혹은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제가 박사 때의 첫 연구결과가 SWNT에 대하여 새로운 excited-state 를 직접적인 실험적 증거로 밝혀낸 것이었습니다. 그 연구결과로 제 박사 모교에서 대학원생 1명에게 수여하는 NBIC 센터상을 받아 대중강연을 했던 것이 기억이 남습니다. 또한 제가 미국 정부 출연 연구소에서 박사후 연구원이었을 때, 제가 리쿠르팅했던 여름 인턴 학부 4학년 학생이 인턴 기간 동안 물리화학에 대해 흥미를 갖게 되어 인턴 후 물리화학분야 대학원으로 진로를 확정하게 되었던 것이 물리화학자로써 보람이 되었습니다.
교수님 연구의 가장 중요한 미래적용 분야는 무엇인가요?
제 연구의 주인공은 엑시톤(전자와 정공이 결합된 상태)과 전하(전자 또는 정공)들입니다. 이런 입자들이 다양한 환경 (유무기 소재)에서 각기 특이한 특성들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여러가지 응용이 가능합니다. 그 중에 제가 단기간에 관심이 있는 것은 전자 소재들이며, 장기간에 관심이 있는 것은 생체 내 신호 전달 기능을 가진 인공 소재입니다.
학창시절 교수님은 어떤 학생이셨나요?
저는 학부 때 화학이라는 분야에서 좋은 학생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일단 전공부터, 저는 정말 다양한 전공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입대 전 학부때엔 화학과 수학을 복수 전공 하였고, 군대에서 환경 분야에 관심이 생겨, 수학 대신 지구시스템과학을 화학과 함께 복수전공 했습니다. 이 때 경영학과 법학 수업들도 들으며, 부전공도 고민했어요. 또한 교내 방송국 동아리도 하고, 연애도 하면서, 화학 외에도 이것 저것 다양하게 활동했습니다. 그 때 화학에 대해 충분히 공부하지 못했던 것이 아쉬웠던지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결국 화학 연구자로 평생의 진로를 정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 학부 학생 때 저에겐 너무나 큰 충격으로 와 닿았던 양자화학에서의 Schrodinger equation과 영롱한 색채로 저의 정신줄을 놓게 한 레이저에 반해 현재 물리화학, 특히 레이저 분광학 분야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영향을 받은 연구자나 가장 큰 울림을 준 과학자는 누구인지 궁금합니다.
역사 속의 많은 연구자들에게도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저에게 직접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주신 분들은 저의 학부, 박사, 박사후연구원 때의 지도교수님들이었습니다. 학부연구 지도교수님이셨던 연세대 김동호 교수님 연구실에서 유학 전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연구에 대한 교수님의 신실하심과 열정을 배울 수 있었고, 평생의 제 연구태도의 바탕이 되었습니다. 또한 박사 때의 지도교수이신 (전)UPenn/(현)Duke 대학의 Michael J. Therien 교수님에겐 우리가 sharp question 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지, 그리고 즐겁게 연구하는 삶에 대해 배울 수 있어, 평생 연구를 업으로 삼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포닥 멘토였던 NREL의 Garry Rumbles 박사님에겐 연구자에겐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인 나의 연구를 남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 세 분 중 한 분이라도 만나지 못했다면, 지금의 제가 있지 못했을 것 같아요. 그 외로 제가 존경하는 분으로는 지금은 작고하신 UPenn의 Robin Hochstrasser 교수님과 90에 가까운 연세에도 활발히 연구활동을 하고 계신 Caltech의 Harry Gray 교수님이 있습니다.
연구자로서 향후 5년안에 이루고 싶은 목표와 계획은 무엇인지요?
학생들과 다같이 즐겁고, 열심히 연구하며 성장하는 연구실의 토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하지만, 성장통이란 말에서처럼 “즐겁게”와 “성장”은 함께 이루기가 정말 어려울 수 있는 목표이며, 이것은 학생들과 함께 찾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스트레스 해소나 재충전을 위한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둘째가 태어나기 전에는 사회인 야구, 요리, 캠핑 등을 하면서 휴식을 취하곤 했습니다. 이후엔 돌봐야 할 사람이 둘이 되다 보니, 집에서 영화를 보거나 아이들과 산책을 하면서 재충전하고 있습니다. 15년간 해외에 살다 한국에 온 지 아직 얼마되고, 아이들은 한국을 처음 배우는 상황이다 보니, 기회가 될 때, 전국의 소도시들을 여행하며, 조금씩 알아보고 있습니다.
무인도에 가져갈 한권의 책이 있다면요?
만약 의도적으로 무인도에 간다면, 야생에서 생존탐험으로 유명한 Bear Grylls가 지은 “Bear Grylls Great Outdoor Adventures”를 가져갈 것 같고, 그게 아니라면, C.S. Lewis의 “순전한 기독교”를 가져갈 것 같습니다.
멘토나 지도자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 생각하시는 것은 무엇인가요?
요즘 MZ 세대와 함께 랩을 이끌어 나가면서 느끼는 아주 어려운 질문이네요. 제가 멘티였을 때 느꼈던 것은 롤모델로서의 역할, 멘티의 한계를 늘려주는 리더십 등이었던 것 같은데, 그 덕목은 시대에 따라 변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제가 멘토가 되어서 느끼고 있는 것은 인내심, 역지사지(易地思之), 자신의 한계에 대한 인정, 구체적 목표의 제시 등인 것 같습니다.
연구자를 꿈꾸는 대학원생들에게 힘이 되어줄 한마디를 부탁드립니다.
지금 연구자를 꿈꾸는 대학원생들은 처음 연구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순간과 그 때의 목표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연구를 진행하다보면, 결과물이나 성과에만 집착을 하며, 처음 연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재미를 잃어버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초심과 멋모를 때의 즐거움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CRIC에서 박재홍 교수님의 연구활동 자세히 보기 >>
주요연구
1. Cha, W.-Y.; Lee, J.-y.; Park, J.; Koo, Y. H.; Park, J.; Seki, S.; Kim, W.-S.; Park, JaeHong* Poly(3- hexylthiophene) Crystalline Cubes: A Facile Preparation of Polymer Particles Featuring Long-Range Ordering. Chem. Lett. 2020, 49, 1494-1496.
2. Kim, D. H.†; Park, Jaehong†; Li, Z.; Yang, M.; Park, J.-S.; Park, I. J.; Kim, J. Y.; Berry, J. J.; Rumbles, G.; Zhu, K. 300% Enhancement of Carrier Mobility in Uniaxial-Oriented Perovskite Films Formed by Topotactic-Oriented Attachment. Adv. Mater., 2017, 29, 1606831. (†Both authors contributed equally to this work).
3. Ortiz, M.; Cho, S.; Niklas, J.; Kim, S.; Poluektov, O. G.; Zhang, W.; Rumbles, G.; Park, Jaehong* Through-Space Ultrafast Photoinduced Electron Transfer Dynamics of a C70-Encapsulated Bisporphyrin Covalent Organic Polyhedron in a Low-Dielectric Medium. J. Am. Chem. Soc., 2017, 139, 4286-4289.
4. Park, Jaehong; Reid, O. G.; Blackburn, J. L.; Rumbles, G. Photoinduced Spontaneous Free-Carrier Generation in Semiconducting Single-Walled Carbon Nanotubes, Nat. Commun., 2015, 6, 8809.
5. Park, Jaehong; Deria Pravas; Therien, Michael J. Dynamics and Transient Absorption Spectral Signatures of the Single-Wall Carbon Nanotube Electronically Excited Triplet States, J. Am. Chem. Soc., 2011, 133, 17156-17159
Education and Position
인터뷰 방신희 | 그래픽 방신희 | 제작 최원영
2차적으로 형성되는 집적상 구조와 1차적인 분자구조의 제어를 통해 빛 에너지가 소재 내에서 어떻게 변화하고, 사용되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이화여자대학교 화학나노과학과 박재홍 교수님을 만나보았습니다.